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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 가장 먼저 바뀐 건, 운동도 아니고 병원도 아니었다.
바로 일상 속 집안일을 대하는 태도였다.

허리 아픈 사람에게 가장 힘든 자세는 생각보다 많다.
특히 설거지처럼 30분 이상 한자리에 서서 앞으로 구부정하게 있는 동작,
청소처럼 허리를 굽히고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은 통증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나 역시 허리디스크를 진단받은 이후, 집안일을 전처럼 하다 큰 통증이 재발한 적이 있다.
그 후 생활습관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설거지 자세다.
예전엔 그냥 싱크대 앞에 서서 무심코 설거지를 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배를 싱크대에 붙이고 허리를 약간 앞으로 숙인 채로 수십 분을 유지하면,
허리에 하중이 그대로 실린다.

그래서 바꾼 방법은 간단하다.
싱크대 앞에 작은 발판을 하나 놨다.
높이는 10cm 정도. 거기에 한쪽 발을 올리고 설거지를 하면 허리 각도가 자연스럽게 세워진다.
두 발을 번갈아 가며 올리면 허리 한쪽에 부담이 몰리지 않는다.
이 방법 하나로 설거지 후 통증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두 번째는 청소.
무선청소기나 빗자루질을 할 때 대부분은 허리를 굽혀서 ‘앞으로 당기듯’ 밀게 된다.
이 자세가 계속되면 허리 디스크가 눌리기 쉬운 구조다.
그래서 바꾼 습관은 허리를 굽히지 않고, 팔 길이를 이용해 기구를 앞뒤로 밀거나 당기는 것.

또 하나, 걸레질처럼 바닥에 손을 대야 하는 일은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로 바꿨다.
이건 요가에서 말하는 ‘아기 자세’와 비슷해서 허리에 부담이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는 작업 시간 자체를 줄이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한번 설거지를 시작하면 끝낼 때까지 계속했는데,
지금은 10분 이상 오래 서 있는 작업은 중간에 잠시 끊어서 허리를 펴고 걷는다.
이것만으로도 허리 피로가 많이 줄었다.

작은 변화였지만 결과는 분명했다.
허리 통증이 이전보다 훨씬 줄었고, 하루가 끝날 때 느끼던 묵직한 통증도 사라졌다.

허리디스크는 격한 운동보다,
하루하루의 생활 자세와 방식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걸 직접 느꼈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허리가 아프다고 집안일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니 피하지 말고 ‘덜 아픈 방식’으로 바꾸는 것, 그게 진짜 회복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