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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진단을 받고 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거다.
움직이지 말아야 할까, 그래도 운동은 해야 할까.

나는 요추 4-5번 디스크 돌출로 인해 3개월째 통증 관리 중이다. 처음에는 누워 있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통증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몸이 굳고, 소화도 잘 안 되고, 잠도 얕아졌다. 병원에서 “가벼운 걷기부터 해보세요”라는 조언을 듣고, 진짜 될까 싶었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방식은 단순했다.
일주일에 4일, 하루에 30분씩만 걷자. 처음에는 가까운 아파트 단지 내를 돌았고, 이후에는 공원 둘레길로 코스를 바꿨다.

1주차에는 허리부터 다리까지 쑤시는 느낌이 있었다.
걷고 나면 쉬고 싶었고, 다음 날엔 더 뻐근했다. 하지만 2주차에 들어서면서부터 변화가 생겼다. 걸을 때 허리를 곧게 펴는 것, 발뒤꿈치부터 디디는 감각에 집중하니 걸을수록 허리가 편해졌다.
3주차엔 허리가 아프다기보다는 ‘약간 묵직한 느낌’ 정도로 줄었고, 기분도 좋아졌다. 땀이 살짝 배는 정도로만 걸어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걸 느꼈다.
4주차에 접어들며 가장 느낀 건, 허리 통증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훨씬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됐다는 점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몸이 부드러웠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이 훨씬 수월했다.

무조건 걸으면 낫는다는 말은 못 하겠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게 더 아프다’는 말에는 이제 동의한다.
걷기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몸은 점점 반응을 보인다.

내가 느낀 걷기 운동의 핵심은 아래 세 가지였다.

걷기 전, 허리를 펴는 스트레칭을 3분만 해도 통증이 줄었다.

평지 위주로 시작하고, 지면이 단단한 곳보단 공원 흙길이나 우레탄길이 훨씬 부담이 적었다.

걸으면서 몸의 리듬을 느끼니 오히려 자세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게 통증 완화로 이어졌다.

운동은 무섭다. 특히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 그렇다.
하지만 너무 쉬는 것도 몸에는 독이다.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걷기란, 치료가 아니라 회복을 향한 ‘신호’였다.
나처럼 지금 망설이고 있는 분이라면, 오늘 저녁 10분만 걷기를 권해드리고 싶다.
생각보다 몸은 우리를 믿고 따라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