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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날

병원 퇴원 후 혼자 걷게 된 골목길 10미터는 내 삶에서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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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하자
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5-05-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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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걷는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몰랐다.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디디고, 양치하러 욕실로 가고,
버스를 타러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일상이
그저 ‘당연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
디스크가 터졌고,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 후 나는 한동안 걷지 못했다.
침대에 누운 채로 며칠을 보내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는 데
며칠이 아닌, 몇 주가 걸렸다.

의사 선생님은 “조심해서 걸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했지만,
그 조심이라는 말 안에는
내 몸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전제가 있었다.

퇴원하던 날, 간호사 한 명이 휠체어를 밀어주려 했지만
나는 고집을 부렸다.
“내 다리로 걷고 나가고 싶습니다.”

의사도, 가족도 말렸다.
하지만 나는 병원 출입문에서
우리 집 골목까지,
딱 10미터 거리만이라도
스스로 걸어보고 싶었다.

처음 한 걸음은 땅이 울퉁불퉁한 것 같았다.
두 번째 걸음은 무릎이 덜덜 떨렸고,
세 번째 걸음에서는 눈물이 고였다.

내가 그렇게
딱 10미터를 걷는 데 5분이 걸렸다.

숨이 차고, 땀이 났지만
그 길은 내게 마라톤처럼 길고 또 귀중했다.

골목길 끝에서 아내가 마중 나와 있었고,
나는 그제서야 허리를 약간 펴고 숨을 돌렸다.
아내는 웃으며 말했다.
“잘했어요. 혼자 걸었네.”

그날 이후 나는 걷는 일을 다시 배웠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하지만 스스로의 발로 한 걸음씩 나아가며.

그날의 10미터는 내게 ‘내 삶을 다시 시작한 거리’였다.

사람은 쓰러질 수 있지만,
다시 걷기 시작하는 건 오직 ‘의지’뿐이다.
나는 그 짧은 골목길에서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그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날은 내 생애에서 가장 위대한 10미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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