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동안 안보기

소중한것

매장에서 내 손에 명품 쇼핑백이 들렸던 그 순간,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다하자
댓글 0건 조회 17회 작성일 25-05-23 14:37

본문

명품 매장 앞을 지나친 적은 많았다.
유리창 너머 반짝이는 진열대,
차분한 목소리의 직원,
조심스럽게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

그 공간은
내게는 늘 ‘다른 세상’ 같았다.
언젠가 한 번쯤은… 하고 생각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언젠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바라만 보던 명품 브랜드에서
내가 눈여겨본 가방이 시즌 종료로 단종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지금이 아니면 못 사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며칠을 고민하다
용기를 내어 매장 문을 열었다.
처음엔 괜히 눈치를 보게 됐고,
차분한 매장 분위기에 숨도 천천히 쉬게 됐다.

직원에게 말을 걸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그런데 의외였다.
직원은 아주 친절했고,
내가 말하는 브랜드명과 모델명을 정확히 알아들었으며,
“이 가방, 정말 오래 기다리셨던 분들 많아요”라며
내게 자리를 안내해줬다.

가방을 손에 쥐었을 때
그저 예뻐서가 아니라
**‘내가 여기에 와도 되는 사람이구나’**라는
이상한 확신 같은 게 마음 깊숙이 들었다.

결제를 마치고
직원이 쇼핑백에 천천히 포장한 가방을 담아 건넸다.

그 순간,
작은 쇼핑백 하나가 내 손에 들린 순간,
나는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뭔가를 성취했거나,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건 내가
그동안 나를 뒤로 미루던 시간들에 대해
조용히 미안하다고 말한 순간이기도 했다.

그날 이후
나는 ‘명품’이라는 단어에
조금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됐다.

그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일 수 있다는 것.

지금도 그 쇼핑백은
작은 장롱 안에 접혀 있지만,
그때의 감정은
내 마음 속 어디엔가
단단하게 남아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8건 1 페이지

검색

회원 로그인

포인트랭킹

1 보오인 425점
2 다하자 300점
3 애드로 204점
4 별말을 105점
5 다함 100점

검색랭킹

1 영화
2 탕수육 2
3 피카추 7
4 음악 4
5 참가비 2
6 카톡 3
7 날시 2
8 믕악 2
9 유머 2
10 다낭 8

접속자집계

오늘
12
어제
47
최대
168
전체
1,037